AI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 사회의 경제 구조와 소비자 행동까지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와 자동화된 마케팅 시스템은
기존의 단일 소비자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행동 양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학에서도 전통적 수리모델이 아닌,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을 통해서만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agent-based economics)은
경제 주체들을 각각의 개별 행위자(에이전트)로 설정하고,
이들이 상호작용하며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분석하는 방법론입니다.
이 모델은 고정된 수학 방정식보다 실제 소비자와 기업이 보이는 행동의 동태적 변화를 포착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술이 소비자의 결정을 실시간으로 유도하고, 마케팅·추천 시스템이 정교해질수록 소비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영향을 외부로부터 받게 되었습니다.
소비자가 독립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선택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AI가 제시하는 옵션을 기반으로 ‘유도된 선택’을 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기술이 본격 도입된 시대에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의 시선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소비자 변화가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우리가 대응해야 할 정책적 방향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소비자의 변화는 더 이상 개별 가격 민감도나 브랜드 충성도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AI 추천 알고리즘은 소비자의 숨겨진 선호를 파악해 제안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이 또 다른 소비 결정에 영향을 주는 순환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반복적 학습 시스템’은 전통적 수요 곡선보다 훨씬 더 동적인 분석틀을 필요로 합니다.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은 이런 환경에서 소비자를 수동적 존재가 아닌,
AI와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변화하는 ‘학습하는 주체’로 규정합니다.
이 관점은 AI 시대의 마케팅 전략, 소비자 보호 정책, 그리고 장기적인 시장 구조 재편까지 모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목차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의 핵심 개념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Agent-Based Model, ABM)은 전통적인 '균형 이론' 대신,
각 개인 혹은 기업의 의사결정 단위(에이전트)들이 자신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전체 시스템이 진화하는 구조를 연구합니다.
복잡계 이론에서 유래한 이 모델은 인간의 비합리성과 변화 가능성을 고려한 동태적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 시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경제 분석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경제학이 평균적인 소비자나 대표 에이전트(representative agent)를 설정해 분석했던 것과 달리,
ABM은 수천, 수만 개의 개별 주체를 시뮬레이션하고,
이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거시적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관찰합니다.
이처럼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 접근은
AI 환경에서 변화무쌍한 소비자 행동을 설명하는 데 매우 적합합니다.
또한 ABM은 AI와 같은 '적응형 시스템(adaptive system)'이
인간 행동에 영향을 주고 다시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모델링할 수 있어,
현실 경제 구조를 훨씬 더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AI가 내리는 결정, 추천 시스템이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AI와 소비자의 상호작용: 새로운 결정 메커니즘
AI 기술은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더욱 정교하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상품 추천 알고리즘, 동적 가격 정책, 소비 패턴 분석 등은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형성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독립적 경제 주체에서, AI 시스템과 상호 진화(co-evolution)하는 존재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기반 모델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소비자의 결정이 과거 경험,
사회적 영향, 알고리즘 반응에 의해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구조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자가 AI 추천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했다면,
그 소비는 또 다른 소비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비선형적 확산’은 AI 시대의 소비자 결정 메커니즘의 핵심입니다.
더불어 소비자 스스로도 AI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비교를 통해 더 정교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소비자는 AI의 수혜자이자 ‘학습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내 정보의 흐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전통적인 수요-공급 관계를 더 복잡한 네트워크 상호작용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소비자 유형 분화와 집단 행동
AI는 소비자 간 격차도 확대시키고 있습니다.
에이전트 기반 모델 분석에서는 AI에 익숙한 소비자와 그렇지 않은 소비자 간 행동 양식 차이를 정량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 집단 간 이질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AI 적응형 소비자는 다양한 채널과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화된 혜택을 누리며,
빠른 속도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흡수합니다. 반면 AI 비적응형 소비자는 정보 부족, 기술 활용 어려움 등으로 인해 비효율적인 소비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격차는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양산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또한, ABM을 통해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특정 소비자 집단이 형성되고,
이들이 특정 브랜드나 플랫폼에 ‘집단 몰입’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팬덤 소비, 플랫폼 종속성, 네트워크 효과로 이어져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응 방향
AI 시대의 소비자 보호는 단순한 가격 통제나 정보 고시 수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비자는 AI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스스로 변화하는 존재이며,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도 ‘고정형 보호’가 아닌 ‘적응형 보호’가 되어야 합니다.
첫째,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알고리즘 투명성’ 의무화가 필요합니다.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AI의 추천을 받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하며,
데이터 수집과 분석 과정의 설명 가능성이 보장돼야 합니다.
둘째, AI에 의한 소비자 편향(algorithmic bias)을 감시하기 위한 독립적인 제3자 기관 설립도 필요합니다.
이는 소비자 피해를 사전적으로 예방하고, 시장 내 AI 오남용을 막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AI 교육 및 정보접근 보조정책이 필요합니다.
소비자의 자율성과 공정성이 모두 확보되어야 시장의 건강한 진화가 가능합니다.
결론 혹은 요약
AI는 소비자를 단순한 구매 주체에서 상호작용하고 학습하는 ‘진화형 행위자’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에이전트 기반 경제 모델을 통해서만 그 복잡성과 다층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AI와 소비자의 관계를 단순히 ‘기술 vs 인간’의 구도로 보지 말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유기체적 관계로 인식해야 합니다.
AI 기술이 진화할수록 소비자 또한 변화하며, 이는 전체 시장의 구조와 정책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깁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 발전에 걸맞은 소비자 보호, 공정한 시장 설계, 그리고 이해 기반의 교육입니다.
AI 시대의 소비자는 더 이상 ‘수요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시장을 바꾸는 ‘에이전트’입니다.
'save-mone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성형 AI로 바뀌는 금융상담의 미래: ChatGPT가 바꾼 금융 서비스의 판도 (0) | 2025.07.03 |
---|---|
AI가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 노동시장 구조 변화에 대해서 (0) | 2025.07.02 |
AI 기반 신용 평가 시스템: 금융 접근성 혁신과 리스크 (0) | 2025.07.01 |
AI와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일까, 스태그플레이션일까? (0) | 2025.06.29 |
독점, 담합 경향과 소비자 보호에 대하여 AI 경제학적 접근 방식 (0) | 2025.06.28 |
AI 경제학의 새로운 연구 영역: 신경경제학과의 접목 (0) | 2025.06.27 |
AI와 노동 시장의 미래: 일자리는 사라질까, 변할까? (0) | 2025.06.26 |
AI 기반 주가 예측 모델이 실제 월스트리트에서 어떻게 쓰일까요? (0) | 2025.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