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를 열고 나서야 안 세 가지
중개형 ISA에서는 미국 상장 ETF를 살 수 없고, 못 채운 납입한도는 다음 해로 넘어가며, 비과세 200만원은 해마다가 아니라 계좌를 해지하는 날 한 번에 정산됩니다. 직접 열어 쓰면서 헤맨 세 지점이고, 셋 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에 근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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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ISA를 만들고 나서야 그 계좌로는 살 수 없는 상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적 있으신가요?
저는 2022년에 한국투자증권에서 중개형 ISA를 열었습니다. 첫 주문을 넣으려는데 사려던 미국 상장 ETF가 검색되지 않았고, 그제야 ISA로는 미국 상장 ETF를 직접 살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납입한도와 정산 시점도 마찬가지로 열고 나서 따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제도 전체를 정리한 글은 ISA 비과세 한도와 투자 전략에 따로 있어서, 여기서는 제가 열고 나서야 알게 된 세 가지만 적습니다.
미국 ETF는 ISA에 담을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법에 있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 제3항 제3호는 ISA가 운용할 수 있는 재산을 나열하는데, 펀드에 해당하는 집합투자증권 항목(나목)에 괄호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79조제1항에 따른 외국 집합투자증권은 제외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외국 집합투자증권이라 이 괄호에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지수 ETF로 대신했습니다. 같은 미국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라도 국내에서 만든 집합투자증권이라 ISA에 담을 수 있습니다. 대신 세금이 매겨지는 방식이 미국 상장 ETF와 다릅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는 매매차익도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는데, ISA 안에서는 그 소득이 계좌 전체 손익에 합쳐져 아래에서 말할 비과세 한도로 들어갑니다. 일반 계좌와의 차이는 국내 상장 해외 ETF 세금에 계산해 두었습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한 것이 있습니다. 정부가 2026년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생산적 금융 ISA'는 정책브리핑 설명대로 이자·배당을 한도 없이 비과세하는 대신, 일반 ISA와 달리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에도 투자할 수 없습니다. 제가 쓰는 대체 경로마저 막힌 계좌입니다.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정부안이라 바뀔 수 있지만, 해외지수를 담으려는 사람에게는 새 계좌가 나와도 지금의 일반 ISA가 계속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연말이 되면 한도가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두 번째는 납입한도였습니다. 연 2,000만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그해에 넣지 못한 한도는 연말에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해 연말에 남은 한도를 몰아 넣으려 했습니다.
알고 보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조 제3항 제5호는 연간 납입한도를 계산식으로 정합니다. 2,000만원에 가입 후 지난 햇수(최대 4년)를 더해 곱하고 그때까지 넣은 금액을 빼는 방식이라, 못 넣은 한도는 다음 해로 넘어가고 총 1억원 안에서 계속 쌓입니다. 첫해에 한 푼도 넣지 않았다면 둘째 해에는 2,000만원 × 2 = 4,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고, 3년 내내 비워 두었다면 넷째 해에는 2,000만원 × 4 = 8,000만원까지 들어갑니다. 연말에 서두를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오히려 3년이 지나기 전에 꺼낼지도 모르는 돈을 넣는 쪽이 위험했습니다. 3년 안에 납입원금을 넘는 금액을 인출하면 그날 중도해지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같은 조 제8항).
관련 글 · 국내 상장 해외 ETF 세금 2026 총정리 보기비과세 200만원은 해마다 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는 의무 유지 기간, 손익통산, 만기 정산 시점을 각각 따로 봐야 했다는 점입니다. 셋이 한 날짜에 묶여 있을 것 같지만 아니었고, 그중 세금이 정해지는 날을 알아야 비과세 한도의 뜻이 보였습니다. "이자·배당 200만원까지 비과세"는 1년마다 새로 주는 한도처럼 읽히기 쉽습니다.
조문은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제91조의18 제5항은 비과세와 분리과세를 따질 이자·배당 합계를 계약 해지일을 기준으로 계좌 안의 손실을 빼서 계산한다고 정하고, 제6항은 금융회사가 그 해지일에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게 합니다. 해마다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계좌를 닫는 날 그동안 쌓인 순이익을 한 번에 보고 200만원(서민형 400만원)을 넘는 부분에 9%를 매기는 구조입니다.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9.9%입니다. 금감원 파인의 ISA 안내도 "연"을 붙이지 않고 "계좌에서 발생한 금융소득 2백만원까지 비과세"라고 씁니다.
차이를 숫자로 보면 분명합니다. 분배금이 매년 100만원씩 나온다고 가정하고, 유지 기간과 유형만 바꿔 해지일에 내는 세금을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유지 기간 · 유형 | 해지일 순이익 | 비과세 한도 | 초과분 × 9.9% |
|---|---|---|---|
| 3년 · 일반형 | 300만원 | 200만원 | 100만원 × 9.9% = 9만 9,000원 |
| 3년 · 서민형 | 300만원 | 400만원 | 0원 |
| 5년 · 일반형 | 500만원 | 200만원 | 300만원 × 9.9% = 29만 7,000원 |
| 5년 · 서민형 | 500만원 | 400만원 | 100만원 × 9.9% = 9만 9,000원 |
"1년에 200만원"으로 읽었다면 넷 다 세금이 0원이어야 합니다. 실제로는 매년 한도 아래에 머물러도 해지일 합계가 한도를 넘으면 세금이 생기고, 오래 유지할수록 그 몫이 커집니다. 저는 아직 비과세 한도를 넘겨 본 적이 없고, 계좌를 해지하지 않았으니 정산 자체를 받아 본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위 표는 제 계좌의 숫자가 아니라 가정이고, 기준이 해지하는 해의 순이익이 아니라 계좌를 연 날부터 해지일까지의 합계라는 점을 보이려는 계산입니다.
관련 글 · 2026 ISA 계좌, 비과세 한도와 투자 전략 보기의무 기간, 만기, 정산은 서로 다른 날이었습니다
제가 따로 확인해야 했던 날짜를 정리하면 넷입니다.
- 의무 기간
- 최초 계약일부터 3년 — 그 전 해지는 감면세액 추징(제7항)
- 계약기간
- 3년 이상으로 정하고 만료 전 연장 가능(제3항 제4호·제4항)
- 정산일
- 계약 해지일 — 이날 합계로 비과세·9% 계산(제5·6항)
- 연금계좌 이전
- 3년 뒤 연금계좌로 옮기면 계약기간 만료로 봄(제11항)
3년이 지나도 해지하기 전까지는 세금이 확정되지 않는다.
의무 기간 3년은 최초로 계약한 날부터 셉니다. 계약기간은 가입자가 정하는 만기라 3년보다 길 수 있고, 만료 전에 늘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2022년에 열 때 3년으로 정했고, 만기가 오기 전에 연장해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연장하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2항은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200만원과 서민형 400만원으로 나누는 기준을 "가입일 또는 연장일"로 정해 두었습니다. 연장하는 날의 소득으로 유형을 다시 판정한다는 뜻이라, 처음 열 때 서민형이었어도 연장일 기준으로 소득이 늘었다면 일반형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금은 의무 기간이 끝나는 날도 만기도 아닌 해지일에 정해집니다. 3년이 지나 연금계좌로 옮기는 경우는 법이 그날을 만기로 봐 주므로, 그때 정산과 함께 연금저축·IRP로 옮기는 선택지가 열립니다.
계좌를 열 때 비과세 한도 숫자만큼 확인해 둘 것은 "이 계좌가 언제 닫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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