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 자료에 기부금이 빠져 있었습니다
국세청도 기부금은 간소화에서 조회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50만원이 빠진 걸 연말정산이 끝난 뒤에 알았고, 공제율 15%만큼인 7만 5천원이 뒤늦게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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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귀속 연말정산은 평소처럼 끝났습니다. 회사에 서류를 냈고, 간소화 자료를 확인했고, 결과도 받았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안 건 그 뒤였습니다.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비영리단체가 있습니다. 한 해 동안 50만원 정도를 보냈는데, 연말정산이 끝나고 나서 그 단체가 기부금 영수증을 보내 줬습니다. 영수증을 받고 자료를 다시 보니 그 기부금이 연말정산에 반영돼 있지 않았습니다. 제 계좌에서 돈이 나간 기록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국세청 안내문에는 빠질 수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깔고 있던 전제는 하나였습니다. 간소화 서비스에 올라오는 자료는 알아서 다 정리된다는 것. 그래서 간소화 화면을 확인하는 일을 '내가 쓴 돈을 확인하는 일'로 여기지 않고 '화면에 뜬 걸 확인하는 일'로 했습니다. 화면에 없는 항목은 애초에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 기부금 세액공제 안내를 나중에 읽고 알았습니다. 거기에는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가 가능하다고 적혀 있지만, 조회되지 않은 경우에는 기부금단체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함께 있습니다. 같은 페이지는 근로자가 기부금 영수증과 기부금명세서를 연말정산 때 회사에 제출한다고 적습니다.
즉 국세청 스스로 간소화 자료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안내문을 써 두었습니다. 자동으로 다 올라온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제 쪽에서 그렇게 읽은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합니다. 간소화 자료는 금융기관이나 단체가 국세청에 제출한 내역을 모아 보여주는 것이고, 제출이 안 되거나 늦으면 화면에 없습니다. 돈이 나갔다는 사실과 그 내역이 국세청에 전달됐다는 사실은 다른 일입니다.
회사에 다시 내는 길은 이미 닫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영수증을 회사에 다시 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연말정산이 마무리된 뒤였습니다. 회사는 제가 제출한 자료로 처리를 끝낸 상태였고, 그 절차를 되돌리는 창구가 아니었습니다.
찾다 보니 경정청구라는 절차를 알게 됐습니다. 이미 낸 세금 중 공제 누락 등으로 더 낸 금액을 돌려받기 위해 쓰는 절차였습니다. 홈택스에 들어가서는 또 한 번 막혔습니다. 신고를 새로 하는 것인지, 이미 처리된 신고의 내용을 바로잡는 것인지가 메뉴 이름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안내 자료를 읽고 나서야 제게 필요한 쪽이 후자라는 걸 알았습니다.
기간은 넉넉한 편이었습니다.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1항은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신고기한까지 낸 사람이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결정 또는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 제2호가 “세액공제액이 세법에 따라 신고하여야 할 금액에 미치지 못할 때”를 청구 사유로 들고 있는데, 제 경우가 정확히 여기였습니다. 공제를 더 받으려는 요청이 아니라 받았어야 할 금액에 미치지 못한 신고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조문의 표현이, 홈택스 메뉴에서 헷갈렸던 "새 신고인가 수정인가"를 정리해 줬습니다.
다만 5년이 모든 경우에 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항 단서는 결정·경정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로 기한을 따로 두고, 그마저 법정신고기한 후 5년 안으로 한정합니다. 저처럼 처음 신고에서 빠뜨린 공제를 되찾는 경우와, 나중에 세금이 늘어난 처분을 다투는 경우는 기한 계산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저는 영수증을 준비해 누락된 항목을 반영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회사가 연말정산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과, 제가 받을 수 있는 공제를 빠짐없이 챙기는 것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회사는 제가 낸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결국 내가 무엇을 냈는지를 내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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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받은 금액은 7만원대였습니다. 숫자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공제율을 보면 맞아떨어집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기부금 세액공제율은 1천만원 이하 15%, 1천만원 초과분은 30%입니다. 50만원 × 15% = 75,000원입니다.
공제율이 정률이라 누락 금액에 정비례합니다. 100만원을 놓쳤으면 15만원, 1천만원을 놓쳤으면 150만원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기부금의 85%는 공제를 받아도 여전히 본인이 낸 돈입니다. 세액공제를 기부의 이유로 삼기에는 약하고, 이미 한 기부를 빠뜨리지 않는 근거로는 충분합니다.
놓쳤을 때 돌아오는 금액이 항목마다 다르다는 점도 이때 알았습니다. 같은 50만원이라도 의료비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총급여액의 3%를 넘는 부분만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 누락 항목 | 문턱 | 총급여 5,000만원인 사람의 결과 |
|---|---|---|
| 기부금 50만원 | 없음 | 50만원 × 15% = 75,000원 |
| 의료비 50만원 (연간 의료비 총액이 150만원 이하) | 총급여의 3% = 150만원 | 문턱 미달로 0원 |
| 의료비 50만원 (연간 의료비 총액이 이미 문턱을 넘음) | 같음 | 초과분에 공제율 적용 |
그래서 "자료가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환급액을 짐작할 수 없습니다. 기부금처럼 문턱이 없는 항목은 누락분이 그대로 공제율만큼 돌아오고, 의료비처럼 문턱이 있는 항목은 그해 총액이 문턱을 넘었는지에 따라 0원일 수도 있습니다. 의료비 쪽 계산은 의료비 세액공제 계산기에서 제 숫자로 넣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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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매년 하는 일이 하나 늘었습니다. 기부금과 의료비는 간소화 자료에 뜬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 카드·계좌에서 실제로 나간 금액과 비교합니다. 자료가 올라와 있으면 맞다고 생각하는 대신 빠진 게 있는지를 봅니다.
방향이 바뀐 것입니다. 전에는 화면에 뜬 항목을 확인했고, 지금은 제가 쓴 돈을 기준으로 화면을 확인합니다. 정기 후원처럼 매달 자동으로 나가는 지출이 특히 그렇습니다 — 금액이 작아서 기억에 안 남고, 그래서 빠져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 1
- 정기 후원·기부처 목록을 계좌 출금 내역에서 뽑는다
- 2
- 간소화 자료에 같은 건이 있는지 금액까지 맞춘다
- 3
- 없으면 단체에 기부금 영수증을 요청한다
- 4
- 회사 제출 기한을 지나면 경정청구 기한을 확인한다
화면에 뜬 것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쓴 돈을 기준으로 화면을 확인합니다.
금액으로 보면 7만원대는 큰돈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실제로 지출한 금액과 제출한 자료가 어긋나면 세금 결과도 달라진다는 걸 직접 확인한 건이었습니다. 작은 금액이라서 확인하지 않았는데, 작은 금액이라서 빠졌던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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